서론
후두암은 두경부 악성종양 중 가장 흔한 종양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 연간 약 185,000명이 후두암으로 진단받는다.1) 후두 전절제술(total laryngectomy)은 진행된 후두암의 1차 치료 및 재발한 경우 구제술로 시행된다.2) 수술 후 결손 범위와 상태에 따라 단순 봉합술(suturing) 또는 피판 재건술(flap reconstruction)을 통해 인두 재건 또는 봉합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수기 봉합의 경우, 술자의 경험과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봉합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기 봉합은 봉합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봉합선 주변 조직의 허혈과 반복적인 마찰로 인해 괴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회복을 지연시키고 인두피부 누공(pharyngocutaneous fistula)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3)
이에 대한 대안으로 봉합기를 이용한 인두 봉합술(stapler-assisted pharyngeal closure)이 시도되고 있다. 이 방법은 점막과 연부 조직에 가해지는 외상과 염증 반응을 최소화하여 봉합선의 회복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봉합기는 인두 가장자리에 두겹 또는 세겹의 평행 스테이플을 적용하여 봉합 간격없이 균일하게 폐쇄함으로써 누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4) 또한, 봉합기 사용 시 인두 봉합에 소요되는 시간이 수 분으로 크게 단축되어,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도 수술 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5)
봉합기를 이용한 인두 봉합술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수 문헌 고찰이 보고되고 있다.3–5) 그러나 국내에서의 보고는 드물며 본 증례를 통해 봉합기의 유용성을 확인하고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살펴보고자 후두 전절제술 환자 중 봉합기를 이용하여 인두 봉합을 시행한 환자 2명을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1
80세 남자 환자가 4개월 전부터 시작된 쉰목소리를 주소로 외래에 내원하였다. 당뇨 및 고혈압 병력이 있었으며, 후두경 검사상 병변측 성대 마비를 동반한 우측 성대 종괴가 관찰되었다. 기도는 좁아진 상태였으며 CT(computed tomography),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검사상 종괴는 우측 성문 및 성문하를 침범하였으나 경부 및 원격 전이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1).
환자는 2025년 3월 31일 국소마취 하에 기관절개술(tracheostomy) 후, 전신마취로 변경하여 경구강 레이저 성대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종괴는 반대편 성대의 전반부 및 전연합부 하방까지 침범한 것으로 확인되어 광범위하게 제거하였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편평세포암(well differentiated)으로 확인되었으며, 종양 크기는 2.0×1.7×0.5 cm이었다.
육안상 병변을 모두 제거하였기 때문에 방사선치료를 바로 시행하기보다 경과 관찰하기로 하였으나 수술 2개월 후 촬영한 CT상 종양이 성문하 및 윤상연골로의 침범이 확인되어 후두 전절제술을 시행하였다. 후두 절제술의 일반적인 과정을 거친 후 후두를 식도로부터 분리하고 설골 상부 점막을 약 1 cm 절개하여 종양의 침범 범위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후두를 인두로부터 제거하면서 인두 봉합을 GIA 스테이플러(Endo GIA-60 Tri-Staple device, Covidien, Mansfield, MA, USA)를 이용하여 수직(vertical) 방향으로 동시에 시행하였다(Fig. 2). 수술 후 7일째 식도조영술을 시행하여 누공이 없음을 확인하였으며 식이 시작 후 13일째 퇴원하였다.
증례 2
82세 남자 환자가 3개월 전부터 시작된 쉰목소리를 주소로 외래에 내원하였다. 고혈압, 당뇨, 만성 신부전 병력이 있었으며 후두경 검사에서 후두개부터 좌측 성대까지 종양성 병변이 관찰되었다. 환자는 초진 당시 치료를 원하지 않아 가족과 상의 후 내원하기로 하였다. 4개월 뒤 재내원하였는데 이때는 병변이 진행되어 약 50% 정도 기도가 협착된 상태였으며 호흡곤란을 호소하였다.
기도 확보를 위해 국소마취하 기관절개술 시행 후 후두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으며 편평세포암으로 확인되었다. 술전 CT 및 MR 검사상 후두개부터 성문하까지 종양의 침범 및 경부림프절 전이가 확인되었다(Fig. 3). 그러나 PET-CT(Positron emission tomography–computed tomography)상 원격전이는 확인되지 않아 후두전절제술 및 양측 경부림프절청소술(bilateral neck dissection)을 시행하였다.
수술 중 인두봉합에는 증례1과 동일한 봉합기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증례1과는 달리 종양이 후두개를 포함한 상후두 점막에 넓게 퍼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후두를 완전히 제거한 후 절제연에 대한 동결절편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수직 방향으로 인두 봉합을 시행하였다(Fig. 4 and 5). 이때 봉합할 점막을 서로 접근시켰을때 점막 긴장도(mucosal tension)가 없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봉합기로 약 2 mm의 점막을 절제하면서 봉합술을 시행하였다. 입원기간 중 수술 후 7일째에 인두피부 누공이 확인되어, 흉쇄유돌근(sternocleidomastoid muscle)을 이용한 재건술을 시행하였다. 이후 환자는 추가 합병증 없이 식이 진행 후 퇴원하였다.
고찰
봉합기를 이용한 문합술은 위장관 수술에서는 널리 시행되고 있는 술식으로, 인두 봉합에 사용된 것은 Luk’ianchenko 등에 의해 처음 보고된 1970년대 이후이다.6,7) 인두 봉합에서의 봉합기 사용은 종양의 범위가 제한적인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8) 봉합기 사용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봉합선에 긴장이 없어야 하고, 인두 방수성(watertight)를 확보해야 하며, 점막 생존성을 유지하며 진행해야 한다.3) 일차 수술뿐만 아니라 구제 후두전절제술에서도 봉합기 사용이 수술 시간 및 입원 기간 단축과 빠른 경구 섭취 재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다.9)
한편, 후두절제술 후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인 인두피부 누공은 환자의 입원 기간 연장, 추가 수술 및 의료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10) 최근 연구에서는 수기 봉합과 봉합기를 이용한 인두 봉합을 비교한 결과, 인두피부 누공 발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으나 봉합기 사용 시 수술 시간과 입원 기간이 단축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5) 또한, Chiesa-Estomba 등이 보고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에서는 누공 발생률이 봉합기를 사용한 군에서 9.5%, 수기 봉합 군의 경우 23.4%라고 보고하여 봉합기의 사용이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11)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인두피부 누공의 경우 일차 수술로 진행된 경우 봉합기 사용의 이점이 있었지만, 구제 수술인 경우는 큰 이득이 없었다고 보고하였으며3) 방사선 치료 후에는 인두피부누공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적절한 봉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12)
경제적 측면에서 초기 장치 비용은 높지만, 수술 시간 단축에 따른 수술실 운영 비용, 병원 자원 사용 감소 등으로 전체 비용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된다.4) 따라서 봉합기를 이용한 인두 봉합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본 연구에서는 후두전절제술 후 봉합기를 이용한 인두 봉합을 두 환자의 사례에 적용하였다. 첫 번째 환자는 후두를 제거하면서 동시에 인두 봉합을 시행한 경우이고, 두 번째는 후두 제거 후 절제연을 확인한 뒤 인두 봉합을 시행한 경우이다. 수술 절제연이 안전하게 확보되는 경우에는 동시 봉합술(immediate closure)을 시행하였고, 절제연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후두 제거 후 동결절편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봉합기를 적용하였다.
증례2 환자는 술후 인두피부 누공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기저 병력과 관련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에 따르면 후두 전절제술 후 인두피부 누공 발생의 위험요소로 당뇨, 고혈압 등의 동반 질환, 연령 및 술전 또는 술후 낮은 알부민 등이 제시되었는데 본 증례의 경우 환자는 당뇨 및 만성 신부전 병력을 앓고 있었고 특히 환자의 몸무게가 45 kg, BMI(body mass index) 18로 술전에 전신쇠약이 심하였는데 이러한 위험인자들이 얇은 인두 봉합 부위에 감염과 염증을 유발하여 3중으로 된 봉합기를 사용했음에도 누공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증례2는 증례1에 비해 병변의 범위가 더 광범위하여 인두 점막의 절제량이 많았으며, 이로 인해 남아 있는 인두 점막의 길이를 정확히 측정하지는 못하였으나 봉합면에 가해지는 긴장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봉합부 긴장도 증가는 인두피부 누공 발생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수술 중 봉합기의 사용 자체가 술후 인두피부 누공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한 바 있어, 본 증례에서도 봉합기의 사용이 누공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13,14) 이는 환자의 기저병력 뿐만 아니라 종양의 침범 범위와 절제 후 인두 점막 상태에 따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인두피부 누공이 발생할 경우, 봉합기의 금속 재료는 이물질(foreign body)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누공의 범위가 더 넓게 발생할 수 있으며, 감염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우선, 본 연구의 두 사례 모두 구제 수술이 아니었기 때문에 점막 회복이 비교적 양호한 환자에서 시행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봉합사를 이용한 인두 봉합에 비해 약간의 점막 절제가 동반되므로 후두 제거 후 인두 점막이 적게 남아 있는 경우에는 술후 협착으로 인한 연하 문제 발생, 누공의 발생률을 오히려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후두 전절제술 후 봉합기를 이용한 인두 봉합은 적절히 선택된 환자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술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종양의 침범 범위 및 인두 점막 결손의 정도에 따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술식 적용에 있어 신중한 환자 선택이 필요하다. 봉합기를 이용한 인두 봉합의 장점으로는, 수기 봉합이 술자의 숙련도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봉합기는 일정한 간격과 압력을 유지하며 일괄 봉합이 가능하고 조작이 비교적 단순하여 술자 의존성이 낮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술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수술 시간을 직접 비교하지는 못하였으나, 후두 전절제술 후 인두 점막이 충분히 남아 있는 경우 봉합기를 사용함으로써 인두 봉합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이는 전신 상태가 불량한 환자에서 장시간 마취로 인한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