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최근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가 진화론적 관점에서 선택되어 계승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1)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인간도 동물이기에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연선택이 되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심지어 생존을 위협받지 않는다면 두뇌를 덜 사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하였다.2)
인간의 뇌는 주로 인체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을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며, 특히 인체를 움직이는데 중요한 체성감각(촉각, 고유수용감각)과 전정감각을 비롯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들을 깨어있는 동안 처리한다. 그중 청각은 태내기 20주 정도에 완성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후 청신경의 발달과 함께 소리를 탐지, 변별, 확인 및 이해하는 청지각적 발달 과정을 겪게 된다.
최근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청각 손실 관련 유전자를 분석한 연구에서 네안데르탈인에게서도 생존을 넘어 구어 소통을 위해 고주파수 민감도가 증가하는 청각적 진화의 흔적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3) 이는 동시에 인간이 지금도 생존 및 뇌의 효율 측면에서 감각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임상적 청각역치 자료를 활용하여 ‘인간 청각’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dB HL(hearing level)이 현재까지도 유효한지 확인해 봄으로써 진화적 관점에서 현대인들의 청각역치를 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소리는 공기 중에서 초당 340 m를 이동하는 파동에너지로써 이를 시간에 따라 가시적으로 표현한 것이 정현파(sine wave)이다. 정현파에서 압축상과 희박상의 진폭(amplitude) 높이를 소리의 강도(intensity)로 규정하는데, 강도의 단위인 μPa(μPascal)이 큰 수치적 변화폭으로 인해 상용로그값으로 변환한 데시벨 음압 강도(decibel sound pressure level, dB SPL)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음장(sound filed) 환경에서 실험을 통해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최소 가청 음압(minimum audible pressure, MAP) 0 dB SPL을 만들고자 하였지만, 각 주파수별로 상이한 차이를 보인다는 문제가 있었고, 모든 주파수에서 동일한 음량(loudness)으로 느껴지는 소리크기를 찾고자 하는 노력으로 동일 음량 곡선(equal loudness contour)과 새로운 음압 단위인 phon을 도출하였으며,4,5) 여러 후속 연구들을 종합하여 ISO 국제표준(ISO 389-7)까지 제정하였다.6,7)
하지만 위 연구들은 방음실의 음장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개인의 가청역치(threshold)를 찾기 위해서는, 방음실 안이라 할지라도,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의 반향, 반사, 회기, 굴절 및 피검자의 위치 조절의 어려움, 편측 귀의 청각역치 측정의 어려움, 두영효과(head shadow effect)의 발생 등과 같은 인체구조로 인한 음향적인 부분의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에, 규격화된 헤드폰이나 삽입형 이어폰을 이용하여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헤드폰 또는 삽입형 이어폰을 사용하여 개인의 청각역치를 측정하는 방법은 편측으로 자극된 큰 소리가 반대측 와우를 자극하여 잘못 소리를 감지하게 되는 이간감쇠(interaural attenuation, IA)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차폐(masking)를 통한 통제가 가능하고, 좌측 귀와 우측 귀의 역치를 따로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헤드폰이나 삽입형 이어폰을 사용한 청각 검사를 통해 측정된 소리 강도의 단위는 dB HL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는 보고한 이래로 1951년 ASA(American Standards Association)의 규정을 거쳐 ISO 국제기준에 등재되었으며, 정상 청각을 가진 젊은 청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0 dB HL로 규정하고 있다.8–9)
이때 dB SPL을 dB HL로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측정 시 사용되는 음향 전도 기기의 종류에 따라 국제표준 기준 등가 역치 음압레벨(reference equivalent threshold sound pressure level, RETSPL)을 적용해야 하며, 여러 청각기관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주파수별로 0 dB HL을 산출하기 위한 dB SPL값의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대화음역대(0.5–4 kHz)에서는 저주파수와 고주파수에 비해 보다 적은 dB SPL을 0 dB HL로 감지하는 특징을 보인다.10)
지금까지 국내 임상에서는 대체로 dB HL로 측정된 청각역치를 이용하여 난청의 유무와 정도를 산출하고 치료 및 재활을 결정하고 있으며,10–12) 청각적 검증이 필요한 청각장애진단, 산업장해진단, 병무청 신체검사, 항공신체검사 등 다양한 판정기준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때 0 dB HL을 최소가청역치로 규정하여 이를 기준으로 정상과 난청의 규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정상청각을 가진 성인들을 대상으로 정말 0 dB HL에 가까운 청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여럿 있었는데, 청각 검사기기를 이용하여 만 18세에서 59세까지 6개의 연령대군에서 250–8,000 Hz 내 9개 주파수대역에서 5 dB HL 간격으로 측정한 연령대별 준거를 남겼던 것을 필두로,13) 국내에서는 만 24세 이하 정상 청각 대상자 37명의 건강검진 결과 청각역치 3분법 기준으로 우측 5.6±3.5 dB HL, 좌측 6.1±3.9 dB HL로 역시 0 dB HL과는 큰 차이를 보였고, 연령별 한국인 보정 공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14) 또한, 20–59세 정상 청각 대상자들의 주파수별 역치를 측정한 결과, 20–24세 대상자 150명은 거의 대부분의 주파수대역에서 5 dB HL보다 높은 역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15)
그리하여 보다 어린 연령대의 정상청각역치를 찾아보고자 하였지만, 수치로 측정하는 시각평가와 달리 청각평가에서는 기준음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선별검사만을 하고 있으며, 병원을 방문하는 대상자는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청소년까지도 정상청각 결과를 얻을 방법을 찾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항공안전법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항공신체검사에서는 500, 1,000, 2,000, 3,000 Hz에서 각각 35, 35, 35, 50 dB HL 이하의 역치를 얻은 사람에게만 적합 판정이 내려지는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항공 대학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항공신체검사의 대상자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피검자가 비교적 어리고 건강한 연령인 만 18–25세 연령에 속한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는 ISO에서 RETSPL을 측정하기 위해 모집되었던 대상군과 매우 유사한 범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항공신체검사는 장애진단판정, 산업장해진단과 같이 난청이 있음을 확인하는 민감도(sensitivity) 평가가 아닌 스스로 정상청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특이도(specificity) 평가로써, 좋은 역치를 얻기 위해 청각검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검사이며, 대다수가 과거부터 이과적 문제가 없는 정상청각 대상자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청각적으로 문제가 없고 검사에 신중하게 임할 이유가 명확한 항공대학 지원 대상자들은 0 dB HL의 실효성을 검증하기에 매우 적합한 대상으로 볼 수 있으며, 법적 성년인 만 19세 이하의 한국 정상청각을 가진 청년들의 청각역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표본이 될 수 있다.
이들 중 작은 소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매우 민감한 사람(highly sensitive person)이 다수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본 연구에서는 정상청각을 가진 성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역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청각을 확인해 보고자 한 것이기에 오히려 연구 목적에 잘 부합하는 대상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항공대학에 지원하기 위해 항공신체검사를 받고 이과적 문제를 판정받지 않은 대상자들의 주파수별 청각역치를 기술통계로 분석하여, 정상청각 국제기준 0 dB HL과의 차이를 검증하고, 각 주파수별로 0 dB HL 이하의 역치가 측정된 빈도를 ‘0 dB HL 출현율’로 규정하고 이를 도출하여 0 dB HL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며, 최대한 어린 시절부터 청각검사를 시행하고 청각 데이터를 수집해가야 할 필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2019년 1월 2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부산 B 대학병원을 내원하여 항공 신체 청각 검사를 받은 자들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모든 대상자는 이과학적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고, 청각적 문제를 호소하지 않았으며, 청각 검사에서 개인의 역치가 ISO 기준으로 정상 청각 범주 내(25 dB HL 이하)에 위치하였다.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개의 주파수 대역이라도 역치가 정상 청각 범주 25 dB HL을 초과하는 한 명의 대상은 제외하였으며, 6분법(6 pure tone threshold average, 6PTA)을 기준으로 양이의 청각 역치 평균이 10 dB 이상 차이가 나는 네 명의 대상자는 이경검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대상자들도 특별한 이상을 호소하지 않았으나, 어린시절 본인들이 인지하지 못한 이과적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들은 총 175명으로 검사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대상자들의 연령을 산정한 결과, 최소 16세 1개월부터 최대 22세 9개월까지 분포하였고, 평균 연령은 18세 4개월이었다(Table 1). 본 연구는 부산 B 대학병원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시행되었다(2303-002-124).
| Category | n | % | |
|---|---|---|---|
| Age | 16 17 18 19 20 21 22 |
11 55 70 12 14 8 5 |
6.29 31.43 40 6.86 8 4.57 2.85 |
| Gender | Male | 156 | 89.14 |
| Female | 19 | 10.86 | |
| Total | 175 | 100 | |
검사 장비는 모두 동일한 청각검사기기 청각검사기기(AC 40 hybrid, Interacoustics, Assens, Denmark)와 동일한 헤드폰(TDH-39, Telephonics Corporation, New York, NY, USA)을 사용하였다. 검사기기는 해마다 소음측정기를 이용하여 정기적 보정(acoustic calibration)을 시행하고 있었으며, 각 보정 시 최대오차는 3 dB 미만이었다. 대상자의 검사는 모두 이중방음 부스에서 이루어졌으며, ANSI S3.1의 기준에 부합하는 40 dB A 이하의 소음환경을 유지하며 시행되었다.
결과
주파수별 0 dB HL 출현율은 우측귀 250 Hz 17.04%, 500 Hz 12.5%, 1,000 Hz 10.8%, 2,000 Hz 10.8%, 3,000 Hz 18.75%, 4,000 Hz 15.91%로 나타났고, 좌측귀 250 Hz 17.05%, 500 Hz 21.59%, 1,000 Hz 9.66%, 2,000 Hz 12.5%, 3,000 Hz 20.45%, 4,000 Hz 17.05%로 나타났다. 좌측귀의 500 Hz와 3,000 Hz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파수에서 20% 이하로 나타났다(Table 2).
| Right (%) | Left (%) | ||
|---|---|---|---|
| Frequency (Hz) |
250 | 17.05 | 17.05 |
| 500 | 12.50 | 21.59 | |
| 1,000 | 10.80 | 9.66 | |
| 2,000 | 10.80 | 12.50 | |
| 3,000 | 18.75 | 20.45 | |
| 4,000 | 15.91 | 17.05 |
성별에 따른 각 주파수 별 순음 청각역치 평균(PTA)과 표준편차를 기술통계로 분석하였으며, 대상 성별의 차이와 dB의 범주성을 고려하여 Mann-Whitney를 진행하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검증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절대 역치 기준으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청각이 더 좋게 나타났으며(Fig. 1), 남자와 여자 모두 좌측 귀의 청각역치 평균이 더 좋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3).
연령에 따라 대상군을 분리하여 PTA 주파수별 역치 차이를 Kruskal-Wallis test로 분석해보았으나 유의한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고, 우측에 비해 좌측이 상대적으로 미세하게 역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and 5).
고찰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만 16–22세로 구성된 젊고 정상청각을 가진 청년들의 회화 주파수 대역의 0 dB HL 출현율은 대부분 20%를 넘지 못하였다. 특히 사람의 말소리가 가장 많이 포함된다는 1,000 Hz와 2,000 Hz에서의 0 dB HL 출현율이 양쪽귀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더 낮게 나왔는데, 250, 500, 3,000, 4,000 Hz와 비교하여 평균값의 차이가 특별하게 크지 않고, 표준편차는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오히려 다른 주파수 대역에 비해 dB 민감도의 편차가 적은 주파수 대역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임상청각역치측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헤드폰(TDH-39 등)으로 청각역치를 측정할 경우, 중앙값(median value)으로 규정된 RETSPL 기준으로 보정하였을 때 0 dB HL이 최빈값(modal value)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다년간의 임상측정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경험을 시각화 하기 위해 제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ISO 국제규준에서 규정한 0 dB HL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을 피력하고자 하였다.
대상자 수의 차이가 있으나 남성과 여성의 청각역치를 비교하였을 때, 여성의 청각역치가 남성의 청각역치에 비해 대체로 낮게 나타났다. 종종 남녀의 청각 비대칭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으며,16,17) 국내 연구에서도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고주파수 청력이 먼저 감소하며, 특히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두드러진다고 보고한 연구가 있었다.15)
이러한 남녀의 차이를 음향 외상에 의한 결과로 판단하기도 하였지만,16) 최근에는 유전자 및 호르몬 기술에 대한 발전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좋은 청각을 가진 이유를 에스트로겐의 호르몬 작용에 의한 것임을 발견하였다.18) 본 연구에서는 비교적 젊은 연령의 대상군이었기에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젊은 청년층에서도 이미 성별에 따른 청각적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은 주의하여 지켜볼 요소이다.
성별과 달리 만 16–22세 각 연령대에 따른 청각 차이를 비교 분석하였을 때는 통계적으로 두드러지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연령대 간격이 매우 좁았기에 그 편차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대를 50대까지 확장하거나, 10대 이하부터 80대까지 1년 차이로 표본을 정리할 수 있다면 그보다 양질의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좌우측을 비교해보았을 때, 거의 모든 주파수에서 우측 귀의 청각역치보다 좌측귀의 청각역치가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검진의 특성상 우측 귀의 검사 이후 좌측 귀의 검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학습효과로 인한 차이라고 볼 수 있으나, 좌측 귀의 역치를 정확하게 시행된 결과로 보았을 때도 0 dB HL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보다 많은 표본을 모집하여 보다 엄격한 변인 통제로 후속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위 결론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본 연구가 검사의 효율을 고려하여 자극음의 크기를 5 dB HL 단위로 제시하여 시행한 결과임을 고려하더라도, KS C IEC 60318-1에서 제안한 RETSPL 값에 근거하여 청각검사기 및 음향기기, 방음부스를 보정한 상태에서 얻어진 것을 고려한다면,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0 dB HL의 국내 적용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RETSPL은 18–25세 사이의 정상 청력을 가진 남녀의 등가역치 음압 강도의 중앙값을 사용한 것이고 본 연구의 데이터는 16–22세 남녀의 평균값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나, ISO 389-7은 국제 표준으로 지정될 정도의 대칭성을 보여 평균값과 중간값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으며, 본 연구 데이터의 평균값과 중간값 역시 차이가 크지 않은 정규성을 보였기에 한계가 있음을 인지한 상태에서 비교분석을 진행하였다.
또한 ISO의 데이터들은 미국의 규준으로 자리잡은 ANSI에 비해 국제적인 규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특정 인종과 민족을 대표하지 않고 다양한 인종의 데이터가 광범위하게 포함되었을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대상자만으로 진행한 본 연구의 데이터와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선행연구에서도 이를 서양인과 동양인의 신체 구조적 차이에 의한 것이라 판단하여 표준 역치 이동 공식을 공식적으로 새로운 보정 값을 제안하였다.14,15) 또한 국내의 젊은 정상청각을 가진 성인이 0 dB HL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미세한 청각 소실의 원인을 소리 및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기도 하였다.14)
하지만 과거부터 최근까지의 소리 노출 정도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구할 수 없고, 현대사회에서 노출되고 있는 크기의 소리가 장시간 노출되는 것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근거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본 연구의 대상자들은 대다수는 미성년자로 연령적인 측면에서 인체에 유해한 자극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작았기에 소음 관련 원인을 추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하여 소음 및 노화 등 일반적으로 추론되는 원인이 아니 다른 원인을 찾고자 하였고, 19세 이하의 정상 시각을 가진 청년들의 좋은 시력(1.1–2.0)의 비율이 2011년에서 2021년까지 점차 감소하면서도19) 최근 4년간 시각장애 등록자는 감소하는 추세가20) 굳이 더 작거나 먼 물체를 식별해야 하는 일이 줄어드는 현대사회에서 환경에 대한 적응현상이라는 진화적 관점으로도 바라본다면, 본 연구의 결과 또한 음향기기 등의 발전으로 이른 나이부터 멀거나 작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줄어들며 청각적 역치 범위가 감소하는 현상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다.
이미 선행연구들에서는 인간의 달팽이관은 포유류에서 이어진 특정 내이 유전자 자연선택 진화 과정을 겪었고, 이를 통해 보다 저음에 민감한 내이 달팽이관 구조를 형성하였다고 하며,21) 저음을 사용하는 인간의 음성 신호처리를 위해 달팽이관이 선택적으로 진화하였다고 추측하기도 한다.22)
하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수십년 이상 연령대별 청각역치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며 이후 다양한 접근을 통해 증명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는 쉽게 측정하기 어려운 10대 후반 대상자들의 청각역치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정상 청각 기준인 0 dB HL의 출현율과 더불어 평균적인 수치와 편차를 측정 및 분석해 봄으로써 무심코 사용하는 정상청각에 대하여 고민해 보았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으며, 비교적 젊은 대상자를 통해 청각을 측정했음에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0 dB HL에 비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하지만 연구에서 분석된 대상자들의 수가 젊은 청년의 정상청각을 대표할 만큼 표본의 수가 많지 않으며, 성별의 비율과 연령별 인원의 비율에 차이를 보이고 측정법에서도 일부 한계점을 보이기 때문에 위 논거를 위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상의 수를 확대하고 여성의 경우 월경주기까지 고려하여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또한 중요한 변인 일 수 있는 유아기부터 청각적 자극에 대한 노출 정도 및 이어폰 등 음향기기 노출 시기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한계점이 존재하기에 후속 연구에서는 연구대상자들의 성장시기 동안 청각적으로 노출된 정도까지 확인한다면 더욱 좋은 연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보다 명확한 후속 연구를 위해 매 해마다 건강검진 등을 통해 전 국민의 청각 역치 측정을 시행해 볼 필요성이 있으며, 몇 개의 주파수 대역이라도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청각역치 데이터를 쌓아갈 필요성이 있다.
현재까지는 국내 학령기 아동부터 시행되고 있는 건강검진에서 시행 중인 청각 검사에서는, 청각역치를 측정항목에 포함하고 있지 않고 문제의 유무 선별에만 그치고 있다. 또한 수치 측정 및 기록이 가능한 시각검사의 경우에도 10년이 지나면 개인정보 보호를 목적으로 파기되고 있어,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청각과 시각의 정도를 표준화해 가며 종단적으로 연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내에 설립된 국가참조표준센터에서 정상인을 대상으로 성별 및 연령별 청력역치의 참조표준을 제시하였는데,23) 국가적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국민들의 청각 및 기타 감각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ISO 또는 ANSI 기준과의 차이를 보정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넘어 인체공학적인 신기술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