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개는 청각 기관의 일부로, 3차원적으로 복잡한 구조의 연골로 이루어져 있고 외부로 돌출되어 있어 기능적, 미적으로 모두 중요한 신체적 구조물이다.1) 이개에는 다양한 임상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기형, 열상, 동상, 혈종, 연골막염, 대상포진, 종양 등이 그 예이다. 그중에서 양성 종양의 경우, 켈로이드, 골종, 혈관종 등이 포함되며, 악성 종양의 경우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 및 전이성 병변 등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이개에 발생한 악성종양의 외과적 절제 시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이개의 특성상 안전연(safety margin) 확보 후 귀 재건을 위한 충분한 조직을 얻을 수 없어 수술 후 이륜(helical rim)의 피부 결손을 초래할 수 있다.2) 또한, 이개 외측의 이륜의 경우 피하 조직이 부족하고 상피 조직이 단단히 결합되어 있어 피부 결손의 일차 봉합(primary closure)이 더욱 어려운 특징이 있다.
따라서 결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재건 방법이 알려져 있으며, 본 증례에서는 3 cm 이상의 이륜 결손을 연골-피부 전진 피판(chondrocutaneous advancement flap)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재건한 방법을 기술하고, 문헌적 고찰을 통해 이륜 결손 크기에 따른 다양한 재건 방법을 기술하고자 한다.
증례
84세 남자 환자가 내원 3개월 전부터 서서히 커지는 좌측 이개 종물을 주소로 외래에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국소 소견상 좌측 이륜에 20 mm 크기의 단단하고 주변과 경계가 명확한 종물이 관찰되었다(Fig. 1). 외래에서 펀치 생검(punch biopsy)을 시행하였으며, 조직검사 결과 상 악성 종물이 의심되는 것(suspicious for malignancy)으로 확인되었다. 경부 컴퓨터단층촬영 및 양전자방출단층촬영 상 전이소견은 확인되지 않아, 절제 생검(excisional biopsy)을 계획하였다. 수술 전 이개 높이는 80 mm, 폭 31 mm였으며, 전체 이개의 길이(이개의 상부착점에서 하부착점까지의 바깥쪽 길이)는 142 mm였다. 종물이 비교적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악성 종물 의심 하에 안전연을 종물 가장자리에서 7 mm로 확보 후 절제를 시행하였다. 절제된 조직의 전체 크기는 32×14×8 mm이며, 최종 결손의 길이는 33 mm이었다(Fig 2A, B). 동결절편검사 상 수직 깊이(deep dermal margin)를 포함한 모든 가장자리에서 악성종양의 침범이 확인되지 않아 더 이상의 제거는 시행하지 않았다. 결손이 33 mm로 비교적 긴 편이었으나, 전체 이개 길이의 25% 미만으로서 연골-피부 전진 피판을 이용한 결손 재건 방법을 계획하였다. 결손 주변으로 쐐기 절제(wedge excision)와 삼각형 절제(burrow triangle excision)를 시행하고 귓볼까지 절개를 시행하여 이륜 전진(helical advancement)으로 재건하였다(Fig. 2C–E). 수술 후 최종 병리 조직 검사 결과 상 20×11×9 mm 크기의 편평세포암으로 진단되었으며, 절제연의 침범 및 연골 침범 또한 없었다(Fig. 3A, B). AJCC(American Joint Committee on Cancer)에 따른 최종 staging은 T1N0M0, Stage I이었으며,3)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guideline에 따르면 주요 신경 및 신경 주변의 침범이 없었고, 크기가 크지 않고, 병리학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특징이 없었으므로, 추가 방사선 치료 없이 경과 관찰 하였다.4) 수술 후 이개 높이는 70 mm, 폭 28 mm로 수술 전에 비해 각각 10, 3 mm 감소하였으나 미적으로 만족스러우며, 수술 후 1년째 종양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외래를 통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 중이다(Fig. 4).



고찰
이개는 얼굴의 중심부에 위치하지는 않지만 모양의 경우 환자의 자기 인식과 웰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비정상적인 귀의 모양, 위치 및 대칭성이 환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고통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따라서 종물 제거 시 완전한 제거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개의 해부학적 특성상 미적인 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 피부암의 8–10%가 이개에서 발생하는데, 가장 흔한 악성 종양은 기저세포암(basal cell carcinoma)이며, 다음으로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이다.6) 악성종양의 경우 적절한 안전연을 확보하고 완전 절제를 시행한 후, 결손에 따른 적절한 재건이 중요하며, 편평세포피부암의 경우 위험 정도(risk factor)에 따라 안전연 확보 길이가 다르다. 특히, 두경부 영역의 피부암의 경우 크기와 상관없이 고위험군(high-risk)에 속하며, 고위험군과 매우 고위험군(very-high-risk)의 안전연은 일반적으로 6–10 mm 정도 권고하고 있어,4) 본 증례는 7 mm의 안전연을 확보하였다. 이개의 재건은 피하조직이 부족하여 피부가 연골에 단단히 부착되어 있고, 조직 저장고(tissue reservoir)가 제한되며, 오목부와 볼록부의 복잡한 모양으로 인해 외과의가 결손 부위를 재건하는데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피부의 잠재적인 움직임(skin potential)이 부족하므로, 무리하게 연골을 조작한다면 피부 괴사 및 연골이 노출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긴장도(tension)가 예상된다면 다른 재건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여러 연구에서 해부학적 위치, 정도, 깊이에 따라 이개 결손을 분류하여 재건 시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7) 해부학적 위치의 경우, 이개강(conchal bowl), 대이륜/대이주(anti helix/antitragus), 이륜(helix) 및 귓볼(lobule)로 나뉘며, 깊이는 대략 연골 포함 유무에 따라 전 층(full-thickness) 및 부분 층(partial-thickness)으로 나뉜다. 본 증례와 같은 이륜 재건 시 결손 크기에 따라 재건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7 mm 미만의 작은 결손의 경우 결손 가장자리를 하부 박리(undermining)하여 일차 봉합을 할 수 있지만 이륜 주변은 피부 가동성이 떨어져 모양의 왜곡(distorsion)이 발생될 수 있다. 결손의 크기가 커서 단순 일차 봉합 시 연골 변형과 같은 후유증이 발생할 경우 다른 재건 방법을 고려해야하는데, 1.5 cm이하의 결손은 쐐기 절제(wedge excision)를 이용하여 일차 봉합할 수 있으며(Fig. 5A), 1.5 cm가 넘어가면 쐐기 절제만으로는 이개의 왜곡 혹은 함몰, 오목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쐐기 절제와 함께 복합 절제(wedge and composite resection)를 이용하여 일차 봉합을 시행할 수 있다(Fig. 5B). 만약 일차 봉합이 불가능할 시 전 층 혹은 부분 층 피부 이식이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결손의 크기가 2.5 cm에서 이륜의 25%까지인 경우 연골-피부 전진 피판을 이용할 수 있는데 결손 주변으로 쐐기 절제 및 복합 절제 시행 후 이륜 전진(helical advancement)을 시행하는 방법이다(Fig 5C).7) 수직 귀 높이(vertical ear height)가 다소 짧아지지만 비율은 유지되며, 단일 수술로 훌륭한 미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본 증례의 경우에도 결손의 크기가 33 mm였으므로 이 방법을 이용하여 재건하였다. 3 cm 이상 혹은 이륜의 25% 이상의 결손은 귀의 복잡한 모양 및 크기를 구현하기 위해 자가 늑연골이 필요하며,8) 늑연골을 덮을 수 있는 후이개 피부의 양과 탄력성에 따라 단계별 수술 혹은 단일 수술로 재건할 수 있다. 매우 광범위한 결손(>4 cm)이거나 앞에서 나열한 주변 조직을 이용한 피판술이 어려울 경우 흔하지 않지만 유리 피판술(free flap)을 고려할 수 있다.9)

이개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병변의 제거 후 재건 방법에 대해선 전층 병변 유무, 이개의 가장자리 침범 유무, 이륜 외 다른 이개 구조의 침범 유무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알려져 있으므로 최대한 많은 방법들을 숙지하여 결손의 특징에 따라 적절히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