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도립유두종은 비부비동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지만 40–60대에 호발하며 남성에서 2–3배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1–3) 조직학적으로 양성이지만, 국소 침습으로 주변의 골파괴를 유발하고 10%–15%에서 악성종양을 동반할 수 있으며, 수술 후 20% 내외의 높은 재발률을 특징으로 한다.1) 치료는 수술로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으로 과거에는 비강 및 부비동에 접근하기 위해 외비접근법을 포함한 광범위한 근치술이 주를 이루었으나, 내시경을 이용한 부비동 내시경수술의 발전으로 최근에는 외비 접근 없이 비강을 통한 내시경 절제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에 따라 내시경 절제술과 외비 접근법을 병행하면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고, 재발률도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1)
수술 전에 전산화 단층촬영과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종양의 범위를 파악하고 수술 접근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전산화 단층촬영으로는 종양을 중심으로 주위에 형성되는 골비대(hyperostosis), 종양의 성장으로 인한 주변 골의 재형성(remodeling) 및 골염(osteitis)의 이미지를 통해 종양의 원발 부위를 의미하는 부착 부위를 추정할 수 있으며, 자기공명영상으로는 이차적으로 발생한 염증성 분비물이나 부종과 종양을 구분하는데 유용하다.1) 특히 비강과 사골동을 채우는 병변의 경우 양측 지판(lamina papyrcea)의 손상 유무와 두개저(skull base)의 미란 여부 등을 주의 깊게 평가해야 한다. 전두동을 침범하는 경우, 전두와를 넘어서 전두동으로 침범한 연부조직 음영이 단지 전두동 공간만 점유하는지, 아니면 전두동 안에서 원발한 진성 종양인지 감별할 수 있으면 수술접근 선택에 도움이 된다. 접형동의 경우, 인접한 시신경 및 내경동맥과 접해있는 접형동 외벽의 미란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이와 같이 도립유두종의 수술에서 종양의 부착 부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영상학적 검사에만 의지하게 되면 수술 접근 방법의 선택에 오류를 범하기 쉽다. 영상에서 광범위하게 보이는 종양이라 하더라도 종양 부피의 대부분이 단지 비강과 부비동의 공간만 점유할 뿐이고, 실제 원발한 부위의 점막은 비교적 작은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종양의 기원을 의미하는 원발 부위, 즉 부착 부위는 영상 이미지에서 예측한 것과 다르게 수술 중에 정확히 파악될 수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 수술 전에 계획한 수술 접근에 더하여 수술 중에 추가적인 수술 접근 방법을 병행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하며, 술전 환자 면담에서도 미리 주지해 두어야 한다.1–5)
저자들은 도립유두종이 발생한 부비동에 따라 어떤 수술 접근을 선택했고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분석한 저자들의 연구들을 중심으로 보고하고자 한다.
본론
상악동은 부비동 중 가장 크고 입체적이며 여러 벽이 존재하므로, 종양이 발생한 부착 부위에 따라 수술적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저자들은 상악동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중비도와 하비도 그리고 견치와를 이용하며, 최근에는 하비도 개창술(inferior meatal fenestration)은 잘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중비도를 통한 상악동 개방술(middle meatal antrostomy, MMA)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추가하여 견치와 천공(canine fossa puncture, CP)과 견치와 개방(canine fossa opening)을 순차적으로 병용한다. 먼저 MMA+CP는 상악동 내 발생 부위를 완전 절제하기에 MMA를 통한 수술 공간 확보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견치와 부위에 투관침(trocar)을 사용하여 단지 천공만 시행하여 석션 팁(suction tip)이나 전기소작기 팁(electrocautery tip)과 같은 수술 기구들을 상악동으로 삽입 후 MMA를 통해 보면서 수술하는 것으로, 통합적 수술 방법 중 가장 덜 침습적인 방법이다. 다음으로 MMA+CLA(Caldwell-Luc approach)는 견치와 천공만으로 완전 절제가 불가능하면 치은협부절개(gingivobuccal incision)를 하고, 천공보다 좀 더 넓은 견치와 개방을 시행하여 수술 시야와 수술 기구 사용의 편의성을 더 확보함으로써 종양 발생 부위 및 주변의 안전역(safety margin)까지 제거하는 술식이다. MMA+CLO(Caldwell-Luc operation)는 종양이 여러 벽에 걸쳐 광범위하게 부착 및 침윤되어 있는 경우 종양을 포함하여 상악동 전체 점막을 모두 제거하는 방법이다.
MMA+CP와 MMA+CLA는 상악동 전체 점막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고 종양 발생 부위와 주위 안전역까지만 절제하는 것이므로 CLO의 단점 즉, 상악동 점막의 완전 제거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악동 공간이 없어지는(obliteration) 후유증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CLA는 CP와 달리 치은협부절개를 하므로 안면 감각 이상 등 절개에 따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MMA, MMA+CP, MMA+CLA, MMA+CLO는 수술을 하면서 가장 덜 침습적인 방법부터 순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MMA를 기본으로 하고 충분한 시야 확보 및 완전 절제를 위하여 필요하다면 이러한 추가적인 접근법을 주저하지 말고 순차적으로 병용해야 한다.2)
최근에는 하비갑개와 코눈물관(nasolacrimal duct)을 보존하면서 상악동 모든 벽에 대해 내시경 단독으로도 좋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내시경하 전누골와 접근법(endoscopic prelacrimal recess approach, PLRA)이 사용되고 있다.6,7) PLRA는 CLA와 마찬가지로 비강의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상악동 내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는 공통된 장점이 있다. 두 수술 방법을 비교해 보았을 때 수술 시간, 유루증(epiphora), 안면 또는 치은 무감각, 비출혈 등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고, CLA에 비해 PLRA에서 수술 후 재발률이 유의미하게 낮다는 보고가 있다.6,7) 그러나 술자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오차(bias)를 고려하면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수술 중에 상악동 내 잔존 병소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필수적이다. 특히 견치와 개방 후의 가장자리(around margin of canine fossa opening), 치조와(alveolar recess), 협골와(zygomatic recess), 전벽(anterior wall)은 잔존 병소가 잘 남을 수 있는 부위이므로 70도 내시경을 이용하여 다시 한번 확인이 필요하다. 종양의 부착 부위와 주변 안전역 점막까지 완전히 제거한 후 노출된 골에 추가적인 드릴링이 필수적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그러나 종양 발생 부위에 골의 재형성 및 비대가 있는 경우, 노출된 골에 미세 잔존 조직(microscopic remnant tissue)이 없다는 확신을 위하여 다이아몬드 드릴(burr)을 이용한 드릴링을 권유한다. 이때 골의 재형성이나 비대를 초래한 부위는 종양의 원발 부위이므로 신생 혈관 생성으로 인한 활동성 동맥 출혈 등이 예상되므로, 드릴링 후에 전기 소작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저자들의 수술 원칙은 덜 침습적인 술식에서 시작하여 점점 침습적인 수술 방식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상악동의 경우는 비내접근인 MMA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비외접근인 CP, CLA, CLO를 순차적으로 병용하는 통합적인 방식을 저자들은 사용한다. 이러한 원칙으로 수술한 결과, 상악동의 외벽(lateral wall) 기원은 MMA+CP로 제거 가능하였다. 상악동의 전벽(anterior wall)이나 하벽(inferior wall) 혹는 내벽(medical wall) 기원은 MMA+CLA가 필요하였다. 물론 상악동 전체 벽에 걸쳐 광범위하게 혹은 다발성인 경우에는 CLO로 전체 제거를 하였다.2)
사골동은 안와와 두개저와 접하고 있으며 비내시경만으로도 충분히 시야가 확보된다. 사골동에서 종양이 부착된 발생 부위가 문제되는 경우는 지판과 두개저, 두 곳이다. 먼저 종양이 지판에 부착한 경우, 부착 부위의 점막까지 제거해야 하는데, 점막을 제거하면 지판 골이 사골강 공기에 노출된다. 따라서 저자들의 경험상, 오히려 지판까지 제거하고 안와골막(periorbita)을 노출시키는 것이 수술 후 상처 회복과 국소 재발 방지에 좋았다. 지판에 광범위한 종양 침윤이 있어 지판 후반부까지 제거해야 하는 경우에는 시신경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지판 후반부에서는 전기 소작기 사용을 극도로 자제한다. 종양이 두개저에 부착된 경우, 점막을 제거하고 잔존 미세 종양이 없게 전기 소작이 필요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두개저까지 드릴링으로 제거하여 경막(dura)을 노출시킬 수 있으며, 만일 경막 손상으로 인한 뇌척수액 누출이 생긴다면 점막 피판이나 인조 피판으로 재건하여 추가적인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전두와에 부착된 도립유두종은 사골동 절제술을 완전히 하고 전두동 개방술을 하여 전두동내 분비물을 배출시키고 전두와 주변을 깨끗이 정리한다. 외측 경계인 지판과 상부 경계인 두개저를 확인하고 전사골동맥(anterior ethmoid artery)을 주의해야 한다. 전사골동맥은 대개 두개저 안으로 주행하지만, 간혹 장간막(mesentery) 형태로 두개저에서 내려와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영상학적 검사를 바탕으로 수술 전 평가가 필요하며, 수술 중 손상되어 절단된 동맥이 안와내로 들어가 안구 후방 출혈이 발생한다면 시력 소실과 같은 합병증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
지판이나 두개저 골이 종양의 오랜 압박으로 미란(erosion) 되어 매우 얇아져 있을 수 있으나, 만일 국소적으로 파괴되어 있고 안와 골막이나 경막에 종양이 유착되어 있다면 악성 변화를 한 것인지를 의심해야 한다. 이럴 경우엔 유착된 조직에 대한 동결절편 검사를 반드시 의뢰하고, 유착된 부위는 양극성 소작기를 이용하여 소작해서 잔존 미세 병소(remnant microscopic lesion)가 없도록 한다. 안와 골막은 종양 침습에 대한 방어막이 될 정도로 대단히 두껍고 강하므로 양극성 전기소작기로서 약한 강도로 소작하면 종양 조직은 잘 분리되어 제거되며 안와 골막은 손상되어 잘 뚫리지 않는다.8)
접형동은 다른 부비동에 비해 도립유두종의 발생이 흔하지 않다. 또한 시신경이나 내경동맥과 같이 중요한 구조물에 인접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비특이적 증상을 호소하여 조기 진단이 어렵다. 해부학적 구조상 외비접근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내시경 수술로 제거를 하게 된다. 접형동의 하벽이나 중격 또는 후사골동에서 원발하여 접형동 안의 공간만 점유한 경우 제거가 용이하다. 반면 측벽에 부착된 경우 내경동맥과 시신경을 주의해야 하며, 종양 침습으로 인한 골미란이나 골파괴가 있는 경우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단계적인 수술(staged operation)을 고려해야 한다.
전두동은 전상방(anterosuperior)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두동 배출구(outflow tract)를 통해 비강과 연결 되지만, 전두와에 있는 다양한 함기화 세포들과 이들의 변이로 인해 좁고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고, 특히 안와, 전두개저, 전사골동맥과 인접하고 있다.3) 이러한 해부학적 위치에 따른 접근의 어려움으로 내시경 수술 이전에는 전두동에 대한 다양한 비외접근법이 표준 치료로 시행 되었지만, 잦은 재발과 수술 후 반흔, 뇌척수액 누출, 전두부 감각이상이나 함몰 등 다양한 부작용들이 보고되어 현재는 일차 치료로 시행되지 않는다.3)
내시경 수술이 도입된 이후에는 도립유두종 발생 부위가 전두동인 경우 비강안으로 전두동을 개방한 내시경 전두동 개방술(endoscopic frontal sinusotomy, EFS)에 추가하여 비외접근으로 이마 천공(trephination)을 통한 전두동 천공술을 병용한 통합적인 수술 방식이 보고되었다.9) 이러한 비내와 비외 접근을 동시에 한 통합적인 술식을 전두동에서는 위-아래 접근법(above and below approach)으로 통칭되었다. 비내에서는 통상적 EFS로서 전두동 개방의 범위가 좁을 경우 Draf는 좀 더 개방의 범위를 넓히는 Draf II, III를 제안하였다.9,10) Draf IIa는 편측 전두동 저벽(floor)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고, Draf IIb는 편측 전두동 저벽과 격벽(septum)까지 제거하는 것이다. Draf III는 양측의 전두동 저벽, 격벽 그리고 비중격 상부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내시경하 변형 Lothrop 술식(endoscopic modified Lothrop procedure, EML)이다.
전두동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하여 골성형 전두동 수술(osteoplastic frontal sinus surgery, OPF)만이 전두동 병변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OPF는 상대적으로 좋은 수술 시야를 제공하며 치료 실패율은 10% 내외로 낮았지만, 비외접근으로 인한 후유증이 높다.5) 이후 내시경만을 이용하여 종양을 제거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었으며, EML로서 성공적인 수술이 보고되었다.10) EML은 OPF에 비해 덜 침습적이고 외부 흉터가 없어 미용적인 측면에서 좋으며, 수술 후 추적 관찰 시에도 내시경을 통해 좋은 시야가 확보되기에 재발의 조기 발견에도 이점이 있다.3) 그러나 암종의 동반이 의심되거나 다른 보존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 OPF를 고려할 수 있다.3)
저자들의 전두동에 발생한 도립유두종의 수술 원칙은 통합적이되 덜 침습적인 술식에서 시작하여 점점 침습적인 술식으로 나아가는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아래로는 비내접근인 EFS를 기본으로 하고, 수술 시야가 부족하면 Draf II, III로 순차적으로 나아간다. 위로는 전두동 천공술이 가장 덜 침습적이고, 개방이 더 필요하면 편측 전두동 전벽만 개방하는 mini-OPF, 더 필요하면 양측 전두동 전벽을 모두 개방하는 OPF까지 할 수 있다. 저자들 경험과 클리브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Foundation)의 경험에 의하면 전두동 기원의 도립유두종은 이런 통합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으로 성공적 제거가 가능하였다.3) 전두동 내벽(medial wall)이나 후벽(posterior wall) 기원은 EFS로 제거가 가능했다. 전두동 천공술은 천공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여 전두동 안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시야확보 차원에서, 그리고 천공을 통한 적절한 수술기구 삽입을 위해서도 좋은 통로를 제공하였다. 발생 부위가 다발성인 경우에는 EML이 필요하였고, 이때 전두동 천공술도 같이 하면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EML은 OPF의 대체 수술로서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암종의 동반이 의심되거나 이런 통합적 수술이 실패한 경우 OPF를 고려해야 한다.3)
대한비과학회 비부비동종양연구회는 17개 대학병원 939명의 도립유두종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연구를 하였다. 재발률은 1년 미만 추적 관찰된 환자를 제외한 5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도립유두종의 국내 재발률은 15.7%였으며, 수술 후 재발까지 걸린 기간은 32.6개월이었다. 추적관찰 3년 미만의 재발률은 8.5%이고, 3년 이상에서는 26.1%를 보여 두 군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도립유두종은 수술 후 최소 3년 이상의 추적 관찰이 필수적임을 제시하였다.1) 종양의 발생 부위에 따른 재발률은 차이를 보이며, 특히 상악동의 내벽과 전두동에서 발생한 경우 재발률이 다른 부위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1)
도립유두종의 병기(clinical stage)와 수술접근방식(비내내시경 단독, 비외접근 단독, 양자 병용)에 따른 재발률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Krouse의 T3병기, Furuta의 T3-A 병기, Citardi의 B병기에서는 내시경 단독 접근이 비외접근이나 양자 병용 접근에 비하여 재발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는 T3 이상의 병기에서는 내시경 단독 접근보다는 비외접근을 병용한 통합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하였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