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부비동 점액낭종은 염증이나 외상, 수술 등에 의해 부비동 개구부의 폐쇄에 의해 발생하는 상피로 둘러싸인 양성 낭종성 병변이다.1) 전두동과 사골동에 주로 발생하며, 상악동과 접형동에는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증상은 낭종의 위치 및 주위 조직의 침범 여부와 정도에 따라 다르며, 안관과 위치가 가까운 경우, 다양한 안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3,4)
전상돌기에 발생한 점액낭종은 국내외에서 소수만 보고될 정도로 드문 질환으로, 시력저하까지 유발한 증례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9예 만이 보고되었다.1) 이에 저자들은 시력저하를 유발한 전상돌기에 발생한 점액낭종 1예를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례
53세 남자 환자로 1주일 전부터 서서히 진행된 좌측 시력저하 및 좌안 통증을 주소로 안과와 신경외과로 내원하였으며, 부비동 내 종물로 본과로 협진 의뢰되었다. 안증상 이외에 비루, 두통, 비출혈 등의 증상은 없었으며, 과거력상 간염 이외 가족력과 외상력, 수술력상 특이사항은 없었고, 전신상태는 양호하였다. 이학적 검사상 좌안의 시력은 안전수동(hand motion), 우안의 시력 1.0 이었으며, 양안 모두 전안부 및 안저검사상 특이소견 관찰되지 않았으며, 안구 운동 제한도 관찰되지 않았다.
비강 내시경 검사상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혈액검사, 생화학검사, 흉부 방사선검사 등 술 전 검사는 정상이었다. 부비동 전산화 단층 촬영에서 좌측 전상돌기에서 조영증강이 없는 저밀도의 균질한 확장성 연부조직 음영의 병변이 관찰되며, 부비동 자기공명영상에서 역시 같은 위치에서, T1 강조영상과 T2 강조영상 모두에서 증등도의 신호음영을 보이며 시신경 주위를 누르고 있는 소견이 확인되었다.
이에 저자들은 이학적 검사 및 영상학적 검사를 고려했을 때, 시력저하가 점액낭종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어 전신마취 하에 좌측 부비동 내시경수술을 통한 점액낭종의 조대술을 계획하였다. 좌측 후사골동 제거술 후, 좌측 onodi 세포 외측 상부벽에서 육아조직이 관찰되어 천자 시행하니, 농 배출되어 세균 배양 시행하였으며, 낭종의 벽면 및 점막을 조직검사 행하였다. 이후 점액낭종의 입구를 시신경의 손상을 최대한 피하며 조대술을 시행하였고, 개구부를 넓혀주고 점막 일부를 제거한 뒤, 수회 세척 후 비강을 패킹하고 수술을 종결하였다.
수술 후 제거된 낭종성 병변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의 절편은 0.3×0.2×0.2 cm 크기의 흰색과 회색빛의 조직이었으며, 최종적으로 점액낭종으로 진되었다.
수술 후 2주간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였으며, 좌안 시력은 술 후 1주째 안전지수(finger count), 술 후 3주째 0.8까지 회복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수술 3개월 후 시행한 전산화 단층 촬영에서 전상돌기는 병변 없이 통기화 되어 있으며, 비내시경 검사에서 개구부는 잘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환자는 재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으며, 추적관찰 중이다.
고찰
부비동에 발생하는 점액낭종은 기전이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염증, 부비동 자연공의 폐쇄, 종양, 외상 등이 원인으로 생각된다.5,6) 연령이나 성별에서 차이는 없으며, 전두동과 사골동에 약 63%, 상악동에 30.4%, 접형동에 약 6.5%로 드물게 발생한다.2,4,6-8) 전상돌기는 접형동의 외측에 위치한 돌기로, 접형동의 약 9.5%에서 함기화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3) 전상돌기에 발생하는 점액낭종은 전체 부비동 점액낭종 중 약 1%정도로 드물다.1) 증상은 신경이나 구조물에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무증상이나, 발생시 후안와의 통증, 시력저하, 복시, 안구운동장애 등과 같은 안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이는 전상돌기가 안관 가까이에 위치하며, II, III, IV 뇌신경 압박되어 허혈 및 기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2,3,5,9,10) 특히 시력손실은 증상 발생으로부터 치료까지 7일 이상이 경과되면 수술적 감압을 시행해도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급격한 시력저하는 불량한 예후이며, 빠른 진단과 치료를 요한다.1)
이학적 소견 및 임상양상이 비특이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진단이 지연되거나 오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빠른 영상학적 검사가 중요하다.2,9) 전산화 단층촬영은 압박성 병변을 확인하는 선별검사로서의 기능을 하며, 자기공명영상의 경우 낭종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신호강도를 보이기 때문에 병변의 성질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1,5,9,11,12) 본 증례의 경우 MRI에서 T1과 T2 강조 영상 모두 중등도의 신호음영을 보였는데, 이는 낭종의 성분이 단백성분과 물을 비슷한 정도로 포함하고 있는 상태로 존재함을 의미한다.1,5,9,11,12)
증상의 심한 정도와 기간이 예후와 회복에 영향을 미치며, 치료는 스테로이드와 항생제를 통한 보존적 치료부터 개방적 시술 혹은 내시경적 시술을 통한 감압술 및 조대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하다.3) 하지만 본 증례와 같이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 경우는 보존적 치료로는 불충분하며, 최대한 빠른 시기에 수술을 통한 감압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3) 점액낭종의 치료는 조대술을 통한 부비동 배출로의 유지를 원칙으로 하며, 신경외과적 접근법과 비과적 접근방법이 있으나, 최근에는 합병증이 적고 소요시간이 적으며 회복이 빠른 비내시경을 통한 조대술이 선호된다.8,9) 본 증례의 경우에는 비강경유법으로 내시경을 통하여 후사골동 onodi 세포 외측의 전상돌기 함기화가 관찰되었고, 얇은 점막 및 육아조직으로 입구가 막혀 있어 조대술을 시행하였으며, 개구부를 넓혀주고 수술을 종료하였다. 일반적으로 부비동 점액낭종의 재발률은 10%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6) 본 증례의 경우에도 1년째 추적관찰 중 재발되지 않았으며, 수술 부위의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다. 본 증례는 1주 내 발생한 시력저하를 주소로 내원하여 안과 및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전상돌기에 발생한 점액낭종으로 진단되어 내시경적 조대술을 시행하였고, 합병증 및 재발 없이 성공적으로 치료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