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뇌하수체 종양 절제술은 신경외과와 이비인후과가 협력하여 진행하는 수술로 경비중격 경접형동 접근법 (transseptal transsphenoidal approach)이 현미경하에 서 많이 시행되어 왔으며 1910년도부터 내시경적 경비 강 경접형동 접근법이 도입되면서 수술부위 노출 및 두 개저 재건에 대한 이비인후과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1,2)
뇌하수체 종양의 재발로 인해 재수술을 하는 경우, 해 부학적 변형과 반흔으로 인해 수술이 어렵고, 뇌척수액 유출과 같은 합병증의 발생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3,4) 특히 경비중격 접근법을 사용했던 환자의 경우, 비중격 이 얇아져 있을 뿐 아니라 예전 수술에서 뇌척수액의 유 출을 예방하기 위해 비중격 연골 또는 비중격 골을 이용 하였기 때문에 두개저의 결손을 보강하는데 필요한 재료 가 부족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내시경 시야에서 상대적 으로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비중격 피판(nasoseptal flap) 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후방 비중격 동맥(posterior septal artery)로부터 충분한 혈액 공급을 받고 공여 부인 비중격의 이환률이 낮을 뿐 아니라 유리 피판보다 성공률이 높은 장점을 가진다.5,6) 그러나 경비중격 경접 형동 접근법을 이용한 뇌하수체 수술과 같은 비중격 수 술을 시행했던 환자에게서는 수술 후 반흔과 유착 등으 로 비중격 피판을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본 증례는 경비중격 경접형동 접근법을 이용한 뇌하 수체 종양 절제술의 수술력이 있는 환자에서 종양이 재 발하여 수술 시 비중격 피판을 사용해 두개저를 재건한 사례로, 비중격 관련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에서 비중격 피판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소개 하고자 한다.
증 례
68세 남자 환자로 3년 전 좌안의 시력저하 증상이 있 어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확인된 뇌하수체 종양으 로 경비중격 경접형동 수술을 시행 받았으며 병리조직 검 사를 통해 뇌하수체 선종으로 확인되었다. 환자는 외래 에서 경과 관찰을 하던 중 좌안의 시력저하 증상이 재발 하여 뇌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뇌하수체 선종의 크기가 3.2×1.9×2.3 cm으로 증가하여 안장위 (suprasellar)까지 확장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1). 또한 비내시경 검사에서 이전 수술로 인해 얇 아진 비중격 점막 소견과 접형동 개구부의 확장이 관찰 되었다(Fig. 2A). 신경외과와 협진을 통해 경비강 경접 형동 접근법을 통한 뇌하수체 선종의 재수술 및 종양의 크기가 커 수술 중 뇌척수액 유출을 우려되고 예전 경비 중격 뇌하수체 수술로 두개저 재건을 위한 비중격 골이 부족하여 비중격 피판을 이용한 두개저 결손 부위 재건 을 계획하였다.


전신마취 상태에서 좌측 비중격 피판을 들기로 결정 하고 피판경의 혈관분포를 손상할 우려가 있는 접형구 개신경절(sphenopalatine ganglion)을 제외한 비중격에 국소 에피네프린 주사를 하고 생리식염수를 충분히 주 입하여 수력분리(hydrodissection)를 시행하였다. 피판 디자인은 두개저 결손이 아주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 어 비강저와 얇아져서 찢어질 가능성이 있는 전방 비중 격을 많이 포함하지 않게 절개 범위를 결정하였다. 전기 소작기(bovie)를 이용하여 확장된 접형동 개구부의 하연 에서 시작하여 전상방으로 꺾어서 미단부 비중격에서 3 cm까지 상방 절개한 뒤 수직으로 전방 절개를 만들고 이 후 비중격 하연을 따라 피판의 하방 절개를 시행하였다 (Fig. 3A). 이전 수술로 비중격의 연골과 뼈가 결손되어 있었으며 피판이 찢어지거나 반대측 비중격 점막이 찢 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여 박리하였다(Fig. 3B). 박리된 비 중격 피판은 후비공으로 밀어 넣어 뇌하수체 수술 중 상 처받지 않도록 하였다.

이후 우측 비공으로 Hardy 견인기를 삽입하여 이전 수술로 확장된 접형동 전벽에 위치시킨 후 비공을 축으 로 하여 겸자의 끝부분으로 비중격을 골절하여 좌측으 로 이동시켜 접형동을 노출시켰다.7) 신경외과에서 현미 경을 사용하여 뇌하수체 선종제거술을 완료하고, 대퇴 에서 채취한 자가 지방조직과 근막을 경막내로 삽입하고 듀라실(Dura-Seal®)을 도포하였다. 이후 이비인후과에 서 내시경하 후비공에 위치시켰던 비중격 피판을 꺼내어 피판이 말려서 혈관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결손 부위에 잘 위치시키고 써지셀을 이용하여 피판의 경계부위를 눌러 주었다(Fig. 3C) 이어서 젤폼을 이용하여 전체적으로 피 판을 눌러주었다(Fig. 3D). 비중격에는 얇은 실리콘 시트 를 대고, 양측 비강에 메로셀을 삽입하였다.
환자는 수술 후 3세대 세팔로스포린 항생제, 항히스타 민제, 변비 예방약을 처방하였으며, 코를 풀지 않게 하고, 침상 절대안정을 유지하였다. 수술 후 2일 째에 메로셀 패킹을 제거하고 비중격 피판경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환 자는 입원 기간 중 심한 두통, 출혈 및 뇌척수액 유출 등 의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외래에서 수술 후 3주째 비중격 시트를 제거하여 비중격 점막이 잘 회복된 것을 관찰하였고 수술 후 3달 째 좌측 시력은 회복되었고 비 내시경 검사상 뇌척수액 유출없이 피판이 잘 치유된 것 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4).

고 찰
비중격 피판은 비중격의 연골막, 골막을 포함하며 접 형구개동맥의 분지로부터 혈액 공급을 받아 좋은 혈관분 포를 가진 피판이다. 비강에서 내시경 시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비중격 피판을 이용한 재건술은 2006년 Hadad 에 의해 소개되었으며 내시경적 경비강 접근법(Endoscopic endonasal approach)을 이용한 두개저 수술이 증 가하면서 점차 두개저 재건에서 매우 중요한 술식으로 쓰 이고 있다.8) 특히 큰 두개저 결손, 높은 유속의 뇌척수액 유출, 수술 후 방사선 치료가 계획되어 있는 경우에 좋은 적응증이 되며 예전 경비중격 경접형동 뇌하수체 종양 수 술이나 비중격 교정술 등으로 비중격 골을 사용할 수 없 을 때도 뇌기저부 보강을 위한 좋은 술식이 된다.5) 이번 증례에서는 재발된 뇌하수체 종양이 터키안 상부까지 있 어 뇌척수액 유출 가능성이 높았고 예전 수술로 인한 비 중격 골결손으로 두개부 재건을 위한 조직이 부족하여 비중격 피판을 사용하였다.9)
Kessler 등10)이 발표한 뇌하수체 종양 수술에 사용된 비중격 피판의 유용성에 관한 연구에서 내시경적 비강 내 접근법(endoscopic endonasal approach, EEA)으로 수술한 환자에서 수술 중 뇌척수액이 유출되었던 환자 의 70%인 19명에서 비중격 피판을 사용하였고 수술 후 뇌척수액 유출은 한 예도 없었다. 이는 내시경적 비강내 접근법을 이용한 두개저 수술에서 비중격 피판을 사용한 후 뇌척수액 유출 비율이 20% 이상에서 5% 이하로 줄였 다는 다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였다.8) 본 증례에서도 수 술 중 뇌척수액 유출이 있었으나 비중격 피판으로 재건 한 후 술후 유출은 없었다.
이전에 비중격 교정술 또는 경비중격 경접형동 뇌하 수체 수술 등 비중격에 대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비중 격 피판을 이용할 때는 고려해야 할 점이 생기게 된다. 성공적으로 비중격 피판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단계 인 비중격 골과 연골에서 피판을 들어올리는 과정이 비 중격 골 및 연골의 결손과 이전의 수술로 인한 반흔, 불 확실한 수술 박리면(surgical plane)으로 어려울 수 있다. 이로 인해 비중격 수술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피판의 찢어짐, 피판경 동맥의 손상, 비중격 천공의 발생 확률이 높아져 비중격 피판이 실패할 수도 있다.11) 그러므로 뇌 하수체 종양의 재수술 이후 발생할 두개저의 결손의 크 기를 예상하고, 비중격이 얇아져 있다거나 비중격 골극 (nasal spur)이 있어 비중격 점막이 찢어지기 쉬운 곳을 피해 알맞은 모양과 크기로 피판을 디자인해야 한다. 또 한 피판의 박리 시에는 피판의 혈관분포를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접형동 구개절 부위의 국소 에피네프린의 사용 을 자제하면서 비중격 점막에 수력박리가 되도록 충분 한 주사를 한 뒤 피판이 찢어지거나 비중격 천공이 생기 지 않게 조심스럽게 박리해야 한다.5) 본 증례의 환자는 이전의 경비중격 경접형동 뇌하수체 수술 전 심한 비중 격 만곡증이 있어 비중격 교정술을 같이 시행하여 비중 격의 연골과 골이 L-strut부위 만이 남아 있었으며 그 바 로 뒤 전방 비중격이 매우 얇아져 있었다. 비중격 피판이 찢어지지 않도록 일반적인 전방 절개 위치인 미단부 비 중격에서 1.5 cm 보다 약간 후방으로 3 cm 위치에 전방 경계를 디자인 하였고 피판에 국소 에피네프린 주사뿐 아니라 생리 식염수를 사용하여 점막 하 조직에 충분히 주사하여 박리가 잘 되게 하였다.12)
Park 등11)은 비중격 수술이 선행된 비중격 피판 수술 과 비중격 수술이 선행되지 않은 비중격 피판 수술을 비 교하였고, 비중격 피판의 찢어짐 및 찢어진 비중격 피판 으로 인한 뇌척수액 유출, 수술 후 비중격 피판의 혈관 분포도 및 생존률, 비중격 천공 그리고 뇌척수액 유출의 발생 비율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비중격 수술을 시행했 었던 그룹에서 비중격 피판의 찢어짐, 비중격 천공, 비중 격 피판의 혈관분포도 저하 비율이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고, 뇌척수액 유출의 발생 비율도 높지 않았 다. 또한 찢어진 비중격 피판을 사용한 환자에서 이로 인 해 뇌척수액 유출의 발생 비율이 높아지지 않았다. 하지 만 증례수가 많지 않아 비중격 수술이 선행된 비중격 피 판 수술과 비중격 수술이 선행되지 않은 비중격 피판 수 술 사이에서 위의 합병증 발생이 차이가 없다고 단정지 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 을 염두에 두고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피판의 박리 중 양측 비중격 점막이 손상되었을 때 비 중격 천공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안장코와 같은 추가적 인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오목한(con-cave) 방향에서 비중격의 피판을 만들게 되면 반대측 경 비강 경접형동 접근법을 통한 수술 시 볼록한(convex) 방향의 비중격 점막이 더 잦은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 로, 볼록한 방향에서 피판을 만드는 것을 권하는 보고 가 있다.13)
접형구개동맥은 비중격의 피판에 혈액을 공급하는데 비중격 피판의 면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 접형동 입구의 피판경 주변으로 혈관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 아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중격 수술력이 있는 환자 에서는 접형구개동맥이 인접한 피판의 박리에 각별히 주 의해야 한다.
경비중격 경접형동 뇌하수체 수술이나 비중격 교정술 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도 첫 수술인 환자보다 피판을 들어올리는데 어려움은 있지만 피판의 찢어짐이나 피판 경의 혈관 손상 등에 주의를 기울여 수술 한다면 비중격 피판을 사용하여 성공적인 두개저 결손을 재건할 수 있 으리라 생각한다.